화분에 꽂기 전의 단단함과 물을 먹은 뒤의 변화를 함께 생각했습니다.
CHOROKLAB JOURNAL / 02
화분에 꽂기 전의 단단함과
물을 먹은 뒤의 변화를 함께 생각했습니다.
초록잎연구소가 개발 중인 화분용 복합 스틱은 위에서 잘라 보면 십자 모양입니다. 수분과 영양 성분을 공급하는 용도로 검토하는 소재인데, 왜 익숙한 둥근 막대 대신 이 모양을 선택했을까요?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토양과 만나는 면을 조절하고, 물을 머금었을 때의 변화를 살피고, 같은 단면을 길게 뽑아 만드는 방식을 검토하기 위해서입니다. 스틱의 모양은 소재의 배합, 만드는 방법, 사용하는 조건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지난 1회차에서는 암면 대체 재배소재를 개발하는 이유를 소개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개발 과정에서 다루는 화분용 스틱의 단면을 조금 더 자세히 들여다봅니다.
단면으로 보는 설계
원형
비교할 기본 단면
십자형
네 방향의 날개와 그 사이의 홈
형상을 설명하기 위한 개념도입니다. 실제 치수나 같은 재료량을 기준으로 그린 비교도는 아닙니다.
1. 토양과 만나는 면을 설계합니다
십자형 단면에는 중심에서 네 방향으로 뻗는 날개가 있습니다. 이 날개의 길이와 두께를 바꾸면 단면의 면적과 둘레가 함께 달라집니다. 같은 길이의 스틱이라도 재료를 얼마나 쓰는지, 바깥으로 드러나는 면이 얼마나 되는지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확인하고 싶은 것은 바깥면을 늘리는 설계가 실제로 물에 젖는 양상과 토양 접촉에 어떤 차이를 만드는가입니다. 표면이 넓어 보여도 화분 속에서 그 면이 모두 토양과 밀착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날개 사이에 흙이 들어가는 정도와 꽂는 과정에서 생기는 틈도 함께 봐야 합니다.
그래서 원형과 십자형을 비교할 때는 무엇을 같게 둘지부터 정해야 합니다. 같은 배합·재료량·길이로 비교하는 경우와 같은 바깥 폭으로 비교하는 경우는 질문 자체가 다릅니다. 모양이 흡수나 전달에 미치는 영향을 보려면 이런 조건을 먼저 맞춰야 합니다.
2. 물을 먹은 뒤에도 살펴봅니다
스틱에 사용하는 SAP 기반 소재는 물을 머금었을 때의 부피와 형태 변화가 중요한 검토 대상입니다. 마른 상태에서 보이는 십자 모양이 젖은 뒤에도 그대로 남을지, 날개가 휘거나 서로 가까워질지 확인해야 합니다.
십자형의 날개 사이에는 안쪽으로 들어간 홈이 있습니다. 이 부분은 팽창할 때 주변 공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관찰할 지점입니다. 토양이 홈을 채우거나 소재가 부풀어 홈을 좁힐 수 있으므로, 홈이 있다는 것만으로 공기 통로가 유지된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뿌리 주변에서는 물과 공기의 균형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플로리다대학교 IFAS의 배지 안내도 보수성·통기성·배수성의 균형을 설명합니다. 이 일반 원리를 바탕으로, 스틱 역시 물속에서 부푸는 모습과 토양에 꽂힌 상태의 변화를 구분해 살펴보려 합니다.
3. 날개의 두께에는 타협이 필요합니다
화분용 스틱은 손으로 잡고 흙에 꽂는 과정부터 버텨야 합니다. 날개를 얇게 만들면 쉽게 휘거나 끝부분이 손상될 가능성을 검토해야 하고, 두껍게 만들면 필요한 재료량과 삽입할 때의 저항이 달라집니다.
십자형이라는 이름만으로 강도를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같은 십자형 안에서도 날개의 두께, 중심부의 크기, 스틱의 길이와 건조 상태가 다릅니다. 실제로 잡고 꽂을 수 있는 두께를 찾는 것이 설계의 한 부분입니다. 비교할 때에는 흙의 종류와 수분 상태, 꽂는 깊이도 함께 기록해야 합니다.
4. 같은 단면을 길게 뽑아 만듭니다
초록잎연구소는 십자형 단면을 한 번에 성형하는 압출 방식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압출은 재료를 정해진 모양의 출구인 ‘다이’로 밀어내 형상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단면이 일정한 막대를 만드는 원리는 영국 Open University의 압출 공정 설명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방식에서는 십자형 출구를 통과한 소재를 길게 뽑고, 필요한 길이로 나누는 과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를 검토하기 위한 압출 다이는 3D프린터로 제작하고 있습니다.
다만 출구에서 모양이 잡힌 다음에도 공정은 이어집니다. 갓 나온 소재가 무르면 자체 무게로 처지거나 받침에 닿은 부분이 눌릴 수 있습니다. 그래서 출구의 형상과 함께, 나온 소재를 받치는 방법과 건조 후 남는 형태까지 살펴봐야 합니다. 십자형 단면의 설계는 다이에서 시작해 완성된 스틱의 취급까지 이어집니다.
설계를 판단할 네 가지 질문
앞으로 형상을 비교할 때에는 아래 질문을 기준으로 삼으려 합니다. 각 질문에는 모양뿐 아니라 함께 맞춰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 확인할 질문 | 비교할 조건과 관찰 항목 |
|---|---|
| 어떻게 젖는가? | 배합·재료량·길이와 급수 조건을 맞추고, 시간에 따른 질량과 치수 변화를 기록합니다. |
| 흙에 잘 꽂히는가? | 흙의 종류·수분·다짐과 삽입 깊이를 맞추고, 휘어짐·파손과 필요한 힘을 비교합니다. |
| 젖은 뒤 홈은 남는가? | 물속과 토양 속 조건을 구분하고, 날개 사이의 간격과 토양 접촉 상태를 관찰합니다. |
| 반복해서 만들 수 있는가? | 압출 직후와 건조 후의 처짐·변형을 기록하고, 여러 스틱의 치수와 질량 편차를 확인합니다. |
지금 십자형은, 확인할 질문이 담긴 설계안입니다.
초록잎연구소는 토양 접촉, 물을 머금은 뒤의 변화, 삽입과 제작 과정을 함께 고려해 이 단면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어떤 두께와 길이가 적합한지는 조건을 맞춘 비교를 통해 좁혀가려 합니다.
작은 화분용 스틱에서도 재료와 모양, 공정은 함께 움직입니다. 이 과정에서 얻는 제작 경험은 재배소재 개발의 기초가 됩니다. 스마트팜용 암면 대체 배지에 적용하려면 그 용도에 맞는 별도의 재배 시험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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